한국 여자배구에서 육서영은 비교적 늦게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꾸준한 성장으로 자신의 입지를 만들어온 아웃사이드 히터다.
2001년 6월 9일생인 육서영은 일신여상을 졸업한 뒤 2019~2020시즌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IBK기업은행 알토스에 입단했다.
신장은 180cm, 체중은 69kg으로, 주 포지션은 레프트다.
특히 육서영은 배구와 인연이 깊은 집안에서 성장했다. 어머니 서은경 씨 역시 과거 흥국생명에서 센터로 뛰었던 선수로 알려져 있어, 모녀가 모두 프로배구 선수의 길을 걸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받았다.
기대주였지만 1라운드는 아니었다

고교 시절 육서영은 일신여상에서 레프트로 활약하며 프로 구단의 관심을 받던 선수였다.
2019년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도 레프트 유망주 가운데 한 명으로 이름이 거론됐지만, 실제 지명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IBK기업은행은 당시 1라운드에서 같은 일신여상 출신 센터 최가은을 먼저 선택했고, 2라운드에 들어서 육서영의 이름을 불렀다.
결과적으로 육서영은 2라운드 2순위로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게 됐다.
당시에는 기대만큼 빠르게 지명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프로 무대에서는 오히려 이 지명이 새로운 출발점이 됐다.
그렇게 육서영의 프로 생활은 IBK기업은행에서 시작됐다.
‘니 딸 서영이’에서 ‘내 딸 서영이’까지

육서영을 이야기할 때 빼놓기 어려운 것이 독특한 별명이다.
프로 데뷔 초반에는 동명의 드라마 제목을 활용한 ‘니 딸 서영이’라는 별명이 팬들 사이에서 등장했다.
하지만 코트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좋은 경기를 펼치는 날이면 어느새 ‘내 딸 서영이’, ‘우리 딸 서영이’라는 표현으로 바뀌었고, 육서영의 활약 여부에 따라 별명의 뉘앙스가 달라지는 것이 팬들 사이에서 하나의 재미있는 문화처럼 자리 잡았다.
물론 배구 팬들의 반응은 냉정했다.
잘하면 ‘내 딸’, 범실이 이어지면 다시 ‘니네 딸’이 되는 식이었다.
그만큼 육서영은 신인 시절부터 팬들에게 친근한 선수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기회를 잡으면서 존재감을 키웠다

육서영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프로 무대에서 출전 기회를 잡으면서부터다.
특히 팀 내 선수들의 부상과 로테이션 변화 속에서 코트에 투입된 육서영은 공격뿐 아니라 리시브에서도 버티는 모습을 보여주며 출전 시간을 늘려갔다.
2020~2021시즌에는 팀에서 보다 많은 기회를 받기 시작했고, 이후 IBK기업은행의 레프트 자원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2023년에는 당시까지의 성장세가 기록에서도 나타났다.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많은 33경기에 출전해 270득점, 공격성공률 34.25%, 리시브 효율 38.98%를 기록하며 자신의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었다. 당시에는 주 포지션인 아웃사이드 히터뿐 아니라 팀 사정에 따라 아포짓으로도 활용되며 공격 옵션을 넓혔다.
2021년에는 태극마크까지

프로에서 입지를 넓히던 육서영에게 국가대표 기회도 찾아왔다.
2021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를 앞두고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빠진 강소휘를 대신해 육서영이 대표팀에 합류했다.
당시 대표팀에는 김연경, 이소영, 표승주 등 쟁쟁한 레프트 자원들이 함께 이름을 올리고 있었기 때문에, 프로 경력이 길지 않았던 육서영에게는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VNL 대표팀 합류는 이후 국가대표 선수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
첫 FA에서도 IBK기업은행을 선택했다

육서영의 성장세는 2024~2025시즌 더욱 뚜렷해졌다.
2024~2025시즌에는 전 경기에 출전해 372득점을 기록했고, 득점 부문에서 리그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오픈 공격 성공률도 27.72%를 기록했다.
프로 입단 이후 쌓아온 경험이 본격적으로 경기력으로 연결된 시즌이었다.
그리고 2025년, 육서영은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었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는 시점이었지만 선택은 자신이 프로 생활을 시작한 IBK기업은행이었다.
IBK기업은행은 2025년 4월 육서영과 FA 계약을 체결했고, 육서영은 원소속팀에서 계속 선수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첫 FA를 앞두고 성장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은 만큼, 이제는 팀의 중심 선수로 한 단계 더 올라서야 하는 시점이었다.
아시안게임에서 터진 20점

육서영의 이름이 다시 한 번 크게 주목받은 경기가 있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다.
대표팀에 승선한 육서영은 조별리그를 거쳐 8강에서 카자흐스탄을 만났다.
9월 20일 일본 아이치현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8강전.
한국은 카자흐스탄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제압했지만, 경기 내용은 결코 일방적이지 않았다.
1세트와 2세트 모두 듀스까지 이어질 정도로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이때 공격에서 중심 역할을 한 선수가 육서영이었다.
육서영은 이날 양 팀 최다인 20득점을 기록했다.
공격에서 꾸준히 득점을 만들어냈고, 서브에서도 2개의 에이스를 기록했다. 특히 2세트 25-25 상황에서 나온 서브에이스는 한국이 세트 승리를 가져오는 결정적인 장면 가운데 하나였다.
결국 한국은 26-24, 27-25, 25-21로 카자흐스탄을 꺾었다.
이 승리로 한국 여자배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8년 만에 대회 준결승에 진출했다.
육서영에게도 자신의 존재감을 국가대표 무대에서 확실하게 보여준 경기였다.
‘유망주’에서 대표팀 주축으로

육서영의 프로 커리어를 돌아보면 시작부터 화려했던 선수는 아니다.
고교 시절 기대를 받았지만 신인드래프트에서는 1라운드가 아닌 2라운드까지 내려갔고, 프로 초반에는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출전 기회를 얻을 때마다 조금씩 자신의 장점을 증명했고, IBK기업은행에서 꾸준히 경험을 쌓았다.
2021년에는 VNL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고, 2025년에는 첫 FA 계약까지 체결했다.
그리고 2026년 아시안게임에서는 8강전에서 20점을 기록하며 대표팀의 준결승 진출에 힘을 보탰다.
어머니가 걸었던 프로배구 선수의 길을 따라 시작한 배구 인생이 이제는 육서영 자신의 이름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180cm의 신장을 활용한 공격력에 리시브와 수비 경험까지 더해지면서 육서영의 역할도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2026 아시안게임 8강에서 보여준 20득점은 그동안 꾸준히 성장해온 육서영이 국가대표 무대에서도 자신의 공격력을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였다.
이제 육서영에게 남은 과제는 분명하다.
한 경기의 활약을 넘어 대표팀에서 꾸준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 것.
그리고 IBK기업은행에서는 더 이상 ‘유망주’라는 이름이 아닌 팀의 핵심 공격수로 자리 잡는 것이다.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시작한 육서영의 프로 이야기는 이제 또 다른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